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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ST: 그녀

마비노기 88제

글로 한번 써 봤어요, 지금 시간이 제일 한가해요... 조금 많이 기니까 관심없으신 분들은 패스 해 주세요.

여태껏 보아왔던 내용들과 다를 것도 없으니 기대는 하지 마세요...덜덜 ;ㅁ;





나, 금발에 붉은 눈을 가진 멋진 청년. 아스타르도.


던바튼에 입성한지는 얼마 되지 않은, 아직은 낮선게 더 많은 사람이다.

그래도 이젠 거만한 시몬씨의 알바도 꿋꿋이 견디고 마누스씨의 근육자랑에도 이골이 났으니 이만하면 어엿한 던바튼 주민이라고 해도 이상하게 볼 사람은 없을것이다.
던바튼 도착했을때 신기한건 한 두가지가 아니었지만 역시나 내 관심을 끈것은 서점이라는 존재였다.
서점의 사장이라 하는 아이라양으 그 두꺼운 안경테를 치켜 올리며 날 찬찬히 뜯어보았었다.


[처음뵙는 분이네요. 제가 뭘 도와드릴까요?]



어깨까지 오는 갈색머리에 동그란 눈동자가 나를 보고 웃었다.
나에게 스스럼 없이 말을 건 그녀와는 달리 난 떨어지지 않는 입술을 원망해야했다.
첫눈에 반하다니, 그것도 스물다섯살이나 먹어서말야. 하지만, 그런 하얀피부는 나오씨 이후로 처음이었다.
조금 멍해 보이지만 천진하게 웃는 그 해맑은 표정도, 나오씨와는 조금 다르지만 귀여웠다. 언제나 해맑게 웃고있는 모습, 난 매일 매일 서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그녀의 눈에 들기위해 애 썼다.



[스튜어트 오빠에게 전해주시겠어요?]



하지만 이런 아르바이트는 싫어도 내색 할 수 없는게 단점이었다.
하필 스튜어트씨에게 전해달라니... 아이라씨, 당신은 모르겠지만 나에겐 자존심이 걸린 문제라구요.
내가 책을 받아들고 가만히 서 있자 그녀가 걱정된다는 얼굴로 날 바라봤다.



[어디 안 좋으세요? 얼굴색이 영...]
[아, 아닙니다.]
[그럼 부탁드릴게요. 제게 보고하시는거 잊지 마시구요.]



정말일까? 밀레시안과 에린의 주민은... 그저 이정도의 친분으로만 만족해야한다는게...
아이라씨, 당신은 그 수많은 사람들과 만나면서 한번도 눈길 주었던 사람이 없었나요? 단 한번이라도... 붙잡고 싶었던 사람... 없었나요?


[스튜어트씨.]
[아, 아스타르도씨. 무슨일이세요?]
[알고 싶은게...있어서요.]



아이라씨의 책을 건네주고 난 뒤, 스튜어트씨에게 말을 걸었다.



[나,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어요.]
[축하드려요.]
[...그런데, 이루어질수 없다면... 어떻게 해야하죠?]



사랑고민따위를 털어놓으려는게 아니다.
본질은 더 깊숙한 이야기야. 하지만 스튜어트씨 역시 에린의 사람, 나같은 밀레시안의 고민을 귀담아 듣기나할까.



[아스타르도씨, 최근들어 아스타르도씨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는게 느껴집니다.]
[네?]
[저에게 상담을 하러 오시는 분들이 부쩍 늘었거든요. 일단 저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사람이니 저에게 오시는 분들이 상당수랍니다.]
[저와... 같은 고민을요?]
[그런 분들에게, 티르 나 노이는 꼭 가야만 하는 곳이 되었죠, 영원한 생명, 에린의 주민들과 동등한 수명을 가지기 위해서...]
[티르 나 노이...]
[더 강한 용사가 되어 티르 나 노이로 가신다면, 무언가 해답을 찾을 수도 있겠군요.]
[.....!]


웃기지마, 티르 나 노이는 당신들이 말하는 천국이 아니야.
이 에린 자체가 티르 나 노이라는 걸... 아는 사람은 이미 다 알고있다구. 에린의 사람들은 유혹하듯이 달콤한 말로 밀레시안들을 속여 티르 나 노이를 구해 달라고 하지. 티르 나 노이는 이미 우리들이 발 딛고 있는 곳인데도...



[아슬아슬하게 오셨네요.]
[아이라씨.]
[네?]
[할 말이 있어요, 저...]
[.....?]
[저... 당신을... 좋아합니다.]



아이라씨는 호의적인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.


내 말이 그녀를 감동시킨 것일까, 조금은 부끄러워하는 모습이다. 늘 [스튜어트오빠]를 입에 달고 산 그녀지만 이런 고백은 의외였음이 분명했다. 그녀가 웃었다.
티르 나 노이라는 감언이설에 넘어가지 않아도, 그녀에게 내 마음을 알리는데에 성공했다.
비록 서점의 일이 바빠 서점을 떠날 수 없는 그녀이긴 하지만 내가 움직이면 되니까 신경쓰이지 않았다. 그녀는 그냥 그자리에 있어주기만 하면... 그것으로 족했다.
난 매일같이 그녀에게 찾아갔다. 이웨카가 질때까지도 그녀 곁에서 그녀와 함께. 밀레시안이라는 굴레는 이미 나에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. 그녀가 내 마음을 알아 주었으니.
하루가 멀다 하고 그녀와 함께 있던 나였지만, 갑작스러운 모험은 언제든 피할 수 없는 법이었다.
한동안 서점에만 틀어밖혀있었더니 좀이 쑤시기도했고 사람들의 모험 제의는 내 귀를 기울이는데에 성공 한 것이다.



[나, 다녀올게요.]
[얼마나 걸리나요?]
[오래 걸리지 않을거에요. 그 동안 나 잊어버리면 안돼요?]
[난 바보가 아니에요, 대신, 무사히 돌아오세요.]


하늘에 걸린 달에게 빌었다.
제발, 다른 사람들 같은 고통은 싫습니다. 모두가 에린의 주민을 사랑했지만 모두가 그들을 등지고 살아야하는... 그런 고통은, 제발...
난 사람들과 모험을 떠났다.
너른 필드와 던전을 깨며 이어진 모험, 난 경험치를 쌓고 돈을 벌며 새로 알게된 친분이 마냥 좋은...
던바튼으로 회귀하는 날짜를 하나하나 세며 모험은 이어졌다.



[아스타르도씨, 무슨 생각해요?]
[...좋아하는 사람생각이요.]
[누구? 서점의 아이라?]
[...네.]
[위험하네... 밀레시안은 그런거 허용되지 않아요.]
[누군가 허용해 주어야 하는거였나요?]
[그런건 아니지만... 암묵적인 룰 아닌가요? 게다가, 이렇게 멀리 있었으니 그녀는 벌써 아스타르도 씨를 잊었을거에요.]
[...그럴리 없어요.]
[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시는군요. 에린사람들의 기억력에 대해 잘 모르시나보죠?]



같이 모험을 하던 동료는 안타깝다는 듯 이야기를 들려주었다. 이웨카와 팔라라, 두 달에의한 마력과 그와 연관되어있는 에린사람들의 기억에 대해...
하지만, 좋아하는 감정은, 사랑이라는 감정은 기억력에 좌우되는게 아닌걸. 그건 명백한 다른 감정... 마음만 있다면 기억해 내는건 어렵지 않을거야.
동료의 말은 꽤나 충격적이었지만 난 안정을 되 찾으며 더이상은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.



[아이라씨에게 어머니에 대해 물어본 적 있나요?]
[네...?]
[한번 떠나간 사람은 두번다시 기억하지 않아요. 발터씨 역시, 죽은 자신의 아내에 대한 기억은... 하나도 남아있지 않을거에요.]
[.....!]
[달의 축복이라는거죠. 에린의 주민들만이 누릴수 있는 편안한 특권.]



돌아온 던바튼은 언제나 활기가 넘쳤다.
무사히 귀환한 것을 축하해 주는 사람들과 모험담을 듣고싶어하는 친구들, 모든것이 그대로.
난 곧장 서점으로 달려갔다.
여전히 그 자리에 있는 그녀, 아이라를 만나기 위해. 조용히 책을 읽고있는 그녀에게...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.



[나, 돌아왔어요.]
[.....]
[아이라...]
[엇, 제가 무얼 도와드리면 될까요?]



달의 축복... 이웨카와 팔라라. 두 달의 축복을 받은 에린의 주민들.



[아스타르도씨?]
[...장난치지말아요. 나... 돌아왔어요.]
[네?]
[아이라씨... 바보가 아니라면서요. 난 이렇게 무사히 돌아왔는데.]
[책이 필요하신건가요?]


동료가 말해주었었다.

두개의 달을 가진 에린은 망각의 나라에요, 여신의 보호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아픔도, 슬픔도 느낄 필요가 없죠.
전쟁 이후, 에린의 사람들 스스로가 그런 감정을 두려워 한 나머지 스스로 감정을 죽여버린것도 일조 한거에요.
맑은 달빛은 사람들을 비추어 그들의 기억을 지운다고해요, 밤이 지나고나면 그들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합니다.
그저 평화롭고 평화로운 새로운 하루가 있을 뿐.



[이것, 학교의 스튜어트 오빠에게 전해주세요.]
[.....]
[안색이 안 좋으시네요, 무슨 일 있으세요?]



당신이 날 잊었잖아요. 나, 당신이 밉습니다.
당신은... 내가 떠나고 단 하루라도 날 그리워했을까요? 난 그렇게 달에게 빌었는데... 당신은 내 무사를 기원하기라도 했었을까요. 내가 바보같아집니다.



[아, 아스타르도씨.]
[...스튜어트씨. 질문할게 있어요.]
[네, 제가 대답해 드릴수 있는거라면요.]
[...좋아하는 사람이... 날 잊었어요.]
[저런, 무언가 서운하게 했나요?]
[그녀 곁에... 있어주지 못했어요. 하루라도 그녀의 곁을 떠나지 말았어야했는데..!]



스튜어트씨, 당신역시, 당신역시 아이라씨의 마음을 그런식으로 잊어버린거죠?
매일매일 새로이 가지게 되는 당신에 대한 그녀의 연정을 아무렇지도 않게... 축복이라는 이름으로 말이에요.
그런 당신에게 말해봤자 얻는건 없겠지만...

던바튼을 떠나 티르코네일로 돌아왔다.
날 모르는 그녀가 있는 던바튼은 더 이상 내게 의미가 없었다.
그러다, 사시사철 겨울뿐인 허무한 곳에 지엄한 드루이드가 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. 그는 다른 에린의 주민과는 다른 답변을 해 줄지도 모른다. 난 눈밭을 헤쳐 그곳에 다다랐다. 갈색 로브로 몸을 보호하고 있는 타르라크가 모습을드러냈다.



[그런 낙원따위는 없습니다.]
[.....]
[밀레시안과 에린의 주민사이에 사랑이라는 감정이 싹 틀리도 만무합니다.]
[...그럼 그녀에게 물어보겠어요.]
[그녀?]
[나오는... 마리오타는... 왜 밀레시안들을 인도해 온거죠? 늘 행복하라고 당부하면서, 즐거운 일만 가득하리라고 밀레시안들을 유혹 해 놓고 이런 말도 안돼는 일을 겪게하다니! 누구보다도 밀레시안을 이해 하는 척 하면서!]
[.....마리역시, 에린의 주민이었습니다.]
[...!]
[그 누구도, 타인을 이해하지는 못합니다. 아스타르도씨, 내 입으로 이런 말을 하는건 우습지만, 에린의 주민 입장에서도 생각해 주시길 바랍니다.]
[.....]
[매일매일 새로워지는 하루가 그리 평온하다고만은 할 수 없을겁니다. 당신의 마음을 받아들였던 아이라씨 역시, 자신의 마음이 영원하기를 기도했을겁니다. 부질없음을 알면서도.]



타르라크는 여전히 냉정한 눈빛일 뿐이었다.



[나 역시 에린의 사람... 달이 지고나면 당신의 고민도 내 기억속엔 없을것입니다. 하지만, 에린의 사람 모두가 그렇게 흘러가듯이 사는건 아닙니다.]
[그녀는... 진심이었을까요.]
[당신과 있는 그 순간만큼은, 당신 뿐이었을 겁니다. 에린의 주민들이 웃으면서 새로운 하루를 맞이할 수 있는것도 매 순간순간에 진심을 다해 후회를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. 저 역시, 당신의 고민을 들어주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은, 당신의 걱정뿐이니까요.]




난 너무 속좁은 생각만을 한 것같다.

그녀가 날 잊는다는 생각에, 잊어야만 하는 그녀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어.

나에게 무사히 돌아오라고 당부하던 모습은, 그녀의 진심이었는데.
날 보며, 붙잡고 싶지는 않았을까, 잊어버릴까 불안하지는 않았을까.

다른 사람이 아닌, 스스로 잊혀져 간 나를 원망해야했다.



[가십니까?]
[돌아갈거에요, 던바튼에.]
[...네, 다시 뵙기를.]
[다음엔 마나허브를 선물로 가져올게요, 그거 좋아한다면서요?]
[...네. 건투를 빕니다.]


# by 해명 | 2005/08/23 16:59 | 트랙백 | 덧글(0) | ▲ 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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